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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너무 많다

덤바우잡설 조회 수 15603 추천 수 0 2012.11.12 18:14:23
 나는 참 복이 많다. 인적 없는 수만 평이 강역이고, 뜰 앞에는 자그만 호수가 늘 잔잔하다. 심으면 저대로 살아 제 맛을 일깨우는 비옥, 척박한 땅이 있고, 뵤뵤 굽어보는 새들에 물려 펄럭이는 하늘이, 가장 낮은 화사함으로 가을을 잠재우는 나무와 풀과, 꼼지락거리는 벌레들이, 망쳐버린 당근농사에 주름이 는 젊은 농사꾼이, 적막의 너비만큼의 무게로 웃어주는 팔순 저수지 할머니가, 우리 부부만 보면 늘 혀를 차며 선바위 너머 하늘로 사라진 그렁그렁 할아버지도, 겁 없이 드잡이 했던 일곱 병 아저씨, 선선히 제 밭을 빌려준 낀 밭주인이며, 태풍 구호품을 가져가라는 경운기 아주머니에, 진바실에서 덤바우까지 호젓함을 깨는 막걸리에 젖은 혀끝에서 놀아나는 오만 군상들에 이르기까지, 더구나 가는 가을에 대고 외마디 종지부를 찍는 용감한 꿩으로 해서 11월, 입지도 않은 치마 그 폭으로 지난 시간 모두를 푹 싸안은, 너무 많아 하나 뿐인 아내로 인해...

  

*** 아내와 내 생일이 머지않았다. 형편상 미역국은 미리 먹었다. 무심결에 축시를 써준 김주대시인에게 감사드린다.

11월
못다 한 말 있어
단풍 들고
지거든
다녀간 줄 알아라
(http://blog.ohmynews.com/kimhoa97/48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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