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식재료가 가진 특성에 기대 각별한 맛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맛이라는 것은 주관적일뿐 아니라 대단히 편파이어서 각종 음식에 대해 공공연히 ‘맛을 모른다.’ 또는 ‘먹을 줄 모른다.’라는 말조차 하는 것이다. 더구나 온갖 향신료와 식품첨가제, 가공식품 등으로 인해 우리의 혀는 마비 지경에 이르러 맛을 극찬하는 표현이 고작 ‘입에서 살살 녹는다.’라는 말로 통일되는 경향마저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농사를 짓는 많은 이들이 골머리 썩는 주제가 당도와 식미감이다. 과일이라면 무조건 달아야 하고, 씹히는 맛은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이 지상의 과제다.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제대로 생산된 농산물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그냥 이렇게 답해보자. 자두와 배는 서로 많이 다르게 단 맛을 내는 것이 정상이라고. 입에서 살살 녹는 상추는 그 본연의 속성을 상실했을지도 모른다고. 기실 모든 작물 고유의 특성을 본의 아니게 말살하는 방향으로 생산 형태가 변하고 있다고. 그들이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자양분이 결핍되는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다고. 이것은 유기농이냐 아니냐의 차원보다 훨씬 심각한 농산물의 질적 위기라고.
고작 7년 농사지어본 얼치기의 소견일 뿐이이지만, 가끔 아내 친구의 말을 떠올린다. 녹차 맛을 제대로 느끼려고 담배는 물론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혀가 잃어버린 기능을 회복하려는 안간힘이다. 뭐 그렇게까지 편집적일 필요 있을까라고? 그렇다면 이 말이 좀 도움이 되겠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그 자체이다.’ 맛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봄에는 미각뿐 아니라 효능면에서 약초보다 더 좋을지 모르는 봄나물을 먹어보자. 도시인들은 어찌 자란 놈들인지도 모르는 채 사 먹어야 하겠으나 우리 밭에는 지천이다. 하나씩 무순으로 호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저렇게 많은 봄나물이 저희 고향에 있었다니 믿어지지가 않네요. 제가 알고 있는건 고작 몇가지 안되네요..ㅎㅎ
들어 올 때 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글을 정말 편하게 쓰시는군요. 넘 부러워요...역시 작가님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