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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바실 농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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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덤바우잡설 페이스북을 그만 둔 사연

  • 들이
  • 2014-09-14
  • 조회 수 22422

우리 부부는 올해 상추재배를 통해 농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숨이 턱에 찬 농사였다. 고되기로 말하면 막노동이었고, 바쁘기로는 공장의 생산라인이었다. 달리기로 치면 왕복달리기였겠다. 꼼꼼하면서 동시에 게으른 나로서는 최악의 작업이 아닐 ...

덤바우잡설 소쩍새가 울었다

  • 들이
  • 2014-04-19
  • 조회 수 22238

2014년 4월 16일 해거름, 막걸리를 정확히 석 잔째 기울이는데 소쩍새가 운다. 올해의 첫울음이다. 여씨춘추의 “五時見生而樹生,見死而穫死.”(계절마다 살아나는 것을 보아 살릴 것을 심고, 죽는 것을 보며 죽은 것을 거둔다.)가 떠오른다. 유식해서가 아...

덤바우잡설 들, 안녕하십니까?

  • 들이
  • 2013-12-20
  • 조회 수 21799

안녕하세요? 저는 농사꾼입니다. 들판에 그 많고 키도 크던 풀은 된서리에 진작부터 납작 엎드렸고, 개울물은 두꺼운 얼음장에 소리를 잃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앞산이 훤하고, 먼 산비탈에서 어기적거리는 고라니의 깡마른 정강이마저 보이는군요...

덤바우잡설 이거 돼지고기 맞아? file [1]

  • 들이
  • 2013-11-27
  • 조회 수 29884

“이거 돼지고기 맞아?” 아내와 함께 퇴비사를 손보던 중에 땅거미가 진다. 애가 무심결에 삼키는 알사탕마냥 11월의 짧은 해가 꼴깍 넘어갔다. 이내 바람도 차다. 농막으로 돌아와 화로에 삭정이를 듬뿍 담아 불을 지른다. 불꽃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금세 일...

농사일보 자두야, 내년에 보자 file

  • 들이
  • 2013-07-02
  • 조회 수 28724

자두야, 내년에 보자 1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의욕도, 기운도 없다. 멍하니 먼 산만 바라보게 된다.” 거의 평생 농사만 지어온, 과수농사에 거의 달인의 경지에 오른 어르신 농민의 말씀이다. 흉년을 당한 어느 농민이 그렇지 않을까마는 그 말씀이 더욱 ...

농업인과의 대화 이것은 또 다른 첨성대 file

  • 들이
  • 2013-06-11
  • 조회 수 18941

이것은 또 다른 첨성대 배로 유명한 성환의 선림농원 앞마당에는 경주의 첨성대를 닮은 구조물이 있다. 매끈한 허리 곡선이 옛 신라의 것과 무척 닮았다. 그 용도는 유황을 끓여내는 것인데, 워낙 규모가 커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것이 바로 황토천매유황을...

덤바우잡설 나물 전성시대 file [2]

  • 들이
  • 2013-04-23
  • 조회 수 110472

우리는 식재료가 가진 특성에 기대 각별한 맛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맛이라는 것은 주관적일뿐 아니라 대단히 편파이어서 각종 음식에 대해 공공연히 ‘맛을 모른다.’ 또는 ‘먹을 줄 모른다.’라는 말조차 하는 것이다. 더구나 온갖 향신료와 식품첨가제...

덤바우잡설 모래밭 진주는 가짜다 file

  • 들이
  • 2013-04-07
  • 조회 수 26129

오랜만에 비가 온다. 참 좋은, 착한 비다. 이번 비는 우리 부부에게 각별하다. 지난 이년간 요맘때쯤 내리 심었던 오미자 묘목 중 살아남은 게 별로 없다. 첫 해는 극심한 가뭄에 말라 죽었고, 이듬해에는 가뭄 끝의 기습 추위로 대개 얼어 죽었다. 당장 내일...

농사일보 봄치레 file [4]

  • 들이
  • 2013-03-30
  • 조회 수 35928

나무든 풀이든 꽃을 피울 때에는 젖 먹은 힘까지 쥐어짠다고 한다. 봄꽃은 대개 겨우내 체내에 모아두었던 기운만으로 틔우는 것이므로 그 안간힘이 더욱 극적이다. 특히 지난 해 모든 게 더뎌 뿌리에 담아둔 것이 별로 없는, 체구도 작아 맥없어 보이는 놈들...

농업인과의 대화 쪽빛 누리를 꿈꾸는 은빛 귀촌

  • 들이
  • 2013-03-09
  • 조회 수 19123

김천 직지사 들어가는 어귀 잔잔히 흐르는 개울과 나란히 들어가다 보면 나지막한 마을이 이어진다. 딱히 고풍스럽다할 수는 없으나 우격다짐으로 지어놓은 건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아담한 집들을 만나게 된다. 덜하지도 과하지도, 그렇다고 딱 그 만큼이라고...

덤바우잡설 취중 農談 file [2]

  • 들이
  • 2013-03-04
  • 조회 수 29388

귀농교육을 함께 받은 이들이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두 달에 한 번 만난다. 만나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술마시는 일이다. 안주 삼아 농사짓는 경험담이 오간다. 그저 되는대로, 두서없이, 남의 이해에는 아랑곳없는, 제 멋대로 떠드는 말들이 쥐가 한 달...

농사일보 이런 내 맘과는 달리 file [3]

  • 들이
  • 2013-02-22
  • 조회 수 34507

2월 하순. 매실 꽃눈이 여전히 움츠렸다. 그런 놈들 가지에 톱을 대자니 좀 미안하다. 덜렁 팔이 하나 떨어져 나가며 희, 푸릇하게 난 생채기가 얼마나 에일까? 날카로운 전지가위에 잘려나가는 손가락들은 또 얼마나 아플까? 한겨울 추위에 맨몸으로도 서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