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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길목에 피는 꽃들

덤바우잡설 조회 수 16336 추천 수 0 2012.05.21 13:19:16
 제비꽃이 사윌 무렵이면 아카시가 피어난다. 덤바우에서는 그렇다. 파란 하늘과 흰 아카시꽃이 어울어지고 거기에 높이 뜬 구름이 점점이 흩어진 모습에는 건조한 봄날에 딱 어울리는 상큼함이 있다. 물론 땅 바닥, 기슭에는 꽃대를 높이 세운 고들빼기 꽃들이 줄지어 노랗게 핀다. 농사 지으며 알게 되었는데, 고들빼기는 평탄한 땅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많은 비 한 번에 뿌리가 녹아 내린다. 밭 둔덕이나 비탈진 곳이 그들의 영토다. 이들이 피워내는 꽃을 나와 아내는 무척 좋아한다. 질박하면서도 선연한 노랑, 거기에 쌉쓰름한 맛까지 참 귀하다.(뽀리뱅이, 너도 기억하마. 서운해 하지는 말기를.) 조금 있으면 이들 노랑이 비슷한 자리에서 분홍빛과 보라빛이 겹쳐진 색으로 바뀌어 물들 것이다. 패랭이꽃의 차례인 것이다. 그 역시 우리 부부의 눈을 즐겁게 한다. 바람에 뱅글뱅글 도는 패랭이 꽃, 그 어른거림이 곧 눈앞에 화사함으로 펼쳐지겠다.





 그것이 흔한 들꽃이라도 덤바우에서의  첫 만남은 이웃이 새로 생긴 듯한 즐거움을 준다. 올해는 도둑놈의 지팡이꽃(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반하가 그렇다. 아내는 몰라도 나는 처음으로 대면하는 녀석들이다. 문득 이 덤바우 세상이 과연 새로울 것 없는 곳이 되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이 든다. 천만에. 지금은 그렇다. 앞으로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아니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한참을 지나도 익숙한 새로움을 자아내는 생명의 땅으로 남아 있으리라.


도둑놈의지팡이인 줄 알았더니 헤어리베치다. 지난해 꽤 심었는데 고작 하나 나왔네.ㅋㅋ


 이미 기르는 개 두마리, 순순이와 돌돌이에 두 마리가 보태어졌다. 이름하여 '깡통'과 '몽이'.(나는 이유도 없이 개가 새로 생기면 무조건 깡통이라고 이름 짓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소원 풀었다.) 생후 1개월이다. 어쩐 심사로  개들을 또 들였는지 아내도 나도 모른다. 그런데도 덤바우의 식솔이 되었다. 개들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반갑다. 부디 불현듯 출몰하는 고라니에게 경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마 멧돼지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 그나저나 워낙 종자가 작은 발발이라 동네 염소에게 해도 되지 않겠다. 맘 놓고 풀어 키워도 되겠다. 산에도 데려가고 밭가에 앉혀놓고 일도 하고, 그러구러 그들과의 시간을 또 만들어 가겠다.






이건 천년초(토종 선인장)의 첫 꽃이다. 모두 피면 대단할 듯.

비닐을 쓰고 앉은 고추, 이른바 터널재배다. 공들인 보람이 있으면 좋겠네요.ㅋ

미생물도 남 부럽지 않게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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