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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타령

농사일보 조회 수 15765 추천 수 0 2012.07.02 17:12:55
 한창 자두가 파랗게 그리고 단단하게 제 몸을 둥글릴 때면, 자두나무 한두 그루에 새가 둥지를 튼 것을 보게 된다. 자두 알 솎기를 하느라 사다리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어김없이 네다섯 마리의 새끼들이 노란 주둥이를 하늘로 향한 채 누워 있다. 듬성듬성 난 털 사이로 붉은 살이 비치는 게 징그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까만 눈망울에는 생명의 기운이 촉촉이 젖어있다.

 “그 나무는 약 치지 마.”
 “농약도 아닌데 뭐.”
 “너, 자는데 물 뿌리면 좋으냐?”(단호한 의사 표시에는 항상 ‘해라’ 투의 말을 쓰는 아내.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말이다.)
 허기야 지붕도 없는 둥지 위로 물이 쏟아지는 게 즐거울 리는 없겠다.
 “비 오면 우산 씌워줘야겠네?”
 이 말에는 대답이 없다.(할 말이 없어서겠지. 아닌가?)





 어쨌든 자두가 새파랗던 색을 버리고 연두 빛으로 옅어지는 이즈음이 갓 난 새들이 부쩍 자라는 철이고, 어미아비 새들이 쉴 틈 없이 먹이를 물어 날라야 하는 때다. 그런데 이 새들은 겁도 없이 농막의 추녀에 둥지를 짓는가 하면 올해처럼 아예 기둥에 걸어놓은 밀짚모자도 보금자리로 서슴지 않았다. 먹이를 입에 물고 날아와 빨랫줄에 잠시 앉아 지저귀는 곤줄박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머잖아 익을 자두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부푼다.

 바야흐로 자두의 계절이다. 덤바우는 고도가 높아 김천의 다른 지역보다 수확이 더디다. 듣기로는 모든 작물이 밤에 자란다는데, 이곳은 일교차가 워낙 커 남들은 수확을 마쳤다는 조생종, 대석도 아직 익지 않았다. 대신 하루 기온의 극단적인 차이가 빚어내는 담금질 효과로 과실이 더 단단하고, 맛도 상큼하다.(고 우리 부부는 믿는다.)



 자두는 어떤 과일보다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짧다. 저장성이 워낙 낮아 그렇다. 날것의 신선도에만 의존해야 하는 농사는 여간 민감한 일이 아니다. 자두의 최적 유통기한은 고작 3일이다. 냉장 보관한다고 해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새빨갛게 되고 만다. 순식간에 향은 말할 것도 없고 자두 고유의 맛이 사라진다. 그래서일 것이다. 많은 도시 사람들은 자두 맛에 대한 오해를 품고 있다. 시큼하다, 너무 무르다는 것인데 그게 다 유통과정에서 맛과 향이 시든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자두 따는 농민들의 손은 항상 바쁘다. 수확기가 장마철과 겹쳐 맛이 덜할까, 비 맞으며 따게 될까 전전긍긍이다.

 자두의 참맛을 느끼려면 직거래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요즘 택배는 수확에서 도착까지 20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선한 과실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열면 직거래 하는 농민들의 쇼핑몰들이 많다. 7월 한 달에만 겨우 맛볼 수 있는 자두, 거르지 마시기 바란다. 일반 마트에 나오는 자두들도 급송하여 신선하다고 한다.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맛있는 자두를 고를 수 있다고 한다. 그 중에 더딘 덤바우 자두도 있다.(맛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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